세상에 이런 도서관이 있다면 어떨까요?
땅속으로 들어가는 좁은 틈을 빠져나가면—물방울 모양의 안마당을 둘러싼 책의 복도가 눈앞에 펼쳐지고, 핀홀 카메라 같은 천창으로 하늘의 표정이 천천히 흘러 지나갑니다. 책을 꺼내면 그 자리에 만화경이 나타나고, 어린이만 들어갈 수 있는 낮은 천장의 비밀 방이 이어집니다.
맑은 날에는 밭을 경작하고, 비오는 날에는 독서를(晴れた日には畑を耕し、雨の日には読書をする)—이 한 문장이 이 공간의 모든 것을 설명합니다.
지바현 기사라즈시(千葉県木更津市)의 서스테이너블 팜 & 파크 쿠르크 필즈(KURKKU FIELDS). 그 대지의 깊은 곳에 조용히 숨어 있는 지중 도서관(地中図書館 / Library in the Earth)—오늘 이 공간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중 도서관이란? — 대지의 틈새에서 태어난 비(非)오브제적 건축
'쿠르크 필즈'의 철학과 함께 탄생한 공간
쿠르크 필즈(KURKKU FIELDS)는 "사람과 농업과 식과 아트(人と農と食とアート)"를 테마로, 2019년 가을 기사라즈에 오픈한 서스테이너블 팜 & 파크입니다. 유기농 농원, 낙농장, 양계장, 레스토랑, 숙박 시설, 그리고 아니쉬 카푸어·올라퍼 엘리아슨·쿠사마 야요이 같은 세계적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공존하는 이 공간에, 2023년 새로운 시설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바로 건축가 나카무라 히로시(中村拓志 / Hiroshi Nakamura & NAP) 가 설계한 지중 도서관(地中図書館)입니다.
왜 땅 속에 도서관을?
지중 도서관이 자리한 대지는 원래 건설 잔토(殘土)로 메워진 골짜기 위에 있었습니다. 나카무라 히로시는 그 자리에서 하나의 질문을 했어요.
"건축은 작토층(作土層)을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과 토중 미생물들의 번영 아래 겸허하게 존재해야 하는 것 아닐까?"
그 답이 바로 땅속에 숨겨진 도서관이었습니다. 건물을 위로 올려 자연을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대지에 틈새를 내어 그 아래에 조용히 자리를 만드는 것. 땅 위는 식물과 토중 미생물들이 재생하는 공간, 그 아래에서 사람은 책을 읽습니다.
대지는 모든 생명의 원천, 모성의 상징—그 대지에 할퀸 자국처럼 틈을 내어, 밭을 경작하는 사람의 휴식에 어울리는 평온한 장소를 만들고 싶다고 나카무라는 설명합니다.

건축의 시학 — 설계의 아름다운 비밀들
대지의 틈새에서 시작하다
지중 도서관의 입구는 매우 작습니다. 어른이 몸을 조금 굽혀야만 통과할 수 있는 이 좁은 틈새를 지나는 순간,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립니다.
경사지를 파내어 물방울 모양의 안마당(중정)을 만들고, 그 주위를 책의 복도(コリドー)가 감싸는 형태. 기둥도, 보도 없는 이 공간—외주부의 토류벽과 소매벽에서 콘크리트 보이드 슬라브가 외팔보처럼 내밀어 있어 구조 자체가 사라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땅, 초록, 하늘—세 가지 자연을 한 공간에서
- 바닥·벽·천장: 흙 마감으로 매끄럽게 이어져 공간 전체가 대지의 연장선처럼 느껴집니다.
- 슬라브 끝면을 뒤덮는 잔디: 스라브 소구치(小口)의 수직면까지 심어진 잔디가 아래로 늘어지며 공간에 습기와 생명력을 부여합니다. 관수(灌水)와 보수(保水)의 균형을 계절마다 조절할 수 있는 세심한 디테일이에요.
- 핀홀 카메라 모양의 천창: 도서관 천장에 설치된 핀홀 카메라 형태의 천창에서는 하늘의 표정이 보입니다. 커튼을 닫으면 책 위로 아름다운 구름이 천천히 흘러갑니다.
- 만화경 효과를 응용한 탑 라이트: 태양과 나뭇잎의 움직임을 증폭시켜 공간 안으로 끌어들입니다.
아이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의 방
지중 도서관의 숨겨진 매력 중 하나는 아이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내부 천장 높이는 대지의 경사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아이가 겨우 들어갈 수 있는 1.3m 이하의 천장이 낮은 장소와 작은 비밀 방이 있습니다.
가장 깊은 곳에는 읽어주기를 위한 홀이 있습니다. 잔디 대지를 크게 부풀린 자궁 같은 공간에 계단식 좌석이 있고, 책장의 주름이 그것을 감싸며 농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장서와 아이들을 위한 책이 나란히 꽂혀 있습니다.
책을 뽑으면 나타나는 만화경
이 도서관에서 가장 경탄을 자아내는 장치 중 하나가 바로 책을 뽑으면 만화경이 나타나는 책상자입니다. 책 한 권을 꺼내는 순간, 그 자리에서 만화경의 세계가 펼쳐지는 서프라이즈. 이것만으로도 한 번 방문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나요?
쿠르크 필즈와 함께 즐기는 하루 코스
지중 도서관은 쿠르크 필즈의 일부로, 파크 내의 다양한 시설과 함께 즐기면 최고의 하루가 완성됩니다.
| 시간 | 활동 |
|---|---|
| 오전 | 쿠르크 필즈 도착 · 오가닉 팜 산책 · 마더 폰드 견학 |
| 점심 | 다이닝 레스토랑 또는 베이커리 랑카에서 식사 |
| 오후 | 지중 도서관에서 독서 · 아니쉬 카푸어·쿠사마 야요이 등 아트 작품 감상 |
| 저녁 | 밀크 스탠드에서 신선한 밀크 · 코쿤 또는 타이니 하우스 빌리지에서 숙박 |

기본 정보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시설명 | 地中図書館 (Library in the Earth) |
| 위치 | 쿠르크 필즈(KURKKU FIELDS) 내 / 千葉県木更津市矢那2503 |
| 설계 | 나카무라 히로시 & NAP 건축설계사무소 |
| 가까운 역 | JR 기사라즈역(木更津駅) 서쪽 출구에서 차로 약 15분 |
| 도쿄에서 이동 | 도쿄만 아쿠아라인 경유 차로 약 40~50분 |
| 파크 입장료 | 어른 1,000엔 / 어린이 (3세 이상) 500엔 (시즌에 따라 변동) |
| 영업시간 | 10:00~17:00 (계절에 따라 변동, 공식 홈페이지 확인 필수) |
| 정기 휴원 | 화요일 (공휴일의 경우 다음 날) |
| 공식 홈페이지 | kurkkufields.jp |
| 공식 Instagram | @kurkkufields |
⚠️ 방문 전 공식 홈페이지의 영업 캘린더를 꼭 확인하세요. 계절·날씨에 따라 영업 조건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결론 — 맑은 날에는 밭을 경작하고, 비오는 날에는 독서를
지중 도서관은 단순히 '땅 아래에 만든 도서관'이 아닙니다.
맑은 날에는 밭을 경작하고, 비오는 날에는 독서를—이 말처럼, 땅 위에서는 식물과 토중 미생물이 재생하고, 그 아래에서 사람은 책을 읽습니다. 건축이 자연을 밀어내지 않고, 자연의 번영 아래 겸허하게 존재하는 이 공간은 지금 우리가 잊고 있는 무언가를 조용히 되돌려 줍니다.
책을 뽑으면 만화경이 나타나고, 핀홀 창으로 하늘의 구름이 흐르고, 아이만 들어갈 수 있는 비밀 방이 대지의 가장 깊은 곳에 기다리는 이 공간—도쿄에서 40~50분, 가볼 이유가 차고 넘치는 곳입니다.
💡 쿠르크 필즈의 최신 영업 정보와 이벤트는 공식 홈페이지(kurkkufields.jp) 또는 인스타그램(@kurkkufields)에서 확인하세요!
FAQ — 지중 도서관(쿠르크 필즈) 자주 묻는 질문
Q1. 지중 도서관에 입장하려면 별도 요금이 필요한가요?
A. 지중 도서관은 쿠르크 필즈 파크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파크 내 다른 시설과 함께 이용할 수 있어요. 입장료는 어른 1,000엔, 어린이(3세 이상) 500엔이며 시즌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Q2. 도쿄에서 자가용 없이 갈 수 있나요?
A. 공공교통 이용 시 JR 기사라즈역(木更津駅) 서쪽 출구에서 택시 또는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파크까지 직접 연결되는 대중교통이 불편한 편이어서 렌터카나 자가용 이용을 권장합니다. 도쿄만 아쿠아라인을 경유하면 도쿄에서 약 40~50분 거리입니다.
Q3. 지중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나요?
A. 지중 도서관의 장서는 기본적으로 관내 열람용입니다. 농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장서와 어린이용 도서가 구비되어 있어, 파크 안에서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운영됩니다.
Q4. 아이와 함께 방문해도 안전한가요?
A. 지중 도서관은 어린이만 들어갈 수 있는 낮은 천장 공간과 읽어주기 홀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와 함께하기 좋습니다. 다만 입구의 좁은 틈새와 경사가 있는 내부 구조 때문에 어린 아이와 함께할 때는 손을 잡고 이동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Q5. 쿠르크 필즈 숙박도 가능한가요?
A. 네, 파크 내에 코쿤(Cocoon)과 타이니 하우스 빌리지(Tiny House Village) 두 종류의 숙박 시설이 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농원 산책을 즐기거나 일몰 후 아티스트 작품을 감상하는 특별한 경험을 원한다면 1박 2일 코스를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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